가족이란.. 보다 ‘조국’이라는 개념에 가깝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선택권없이 이미 주어진 것이고, 좋든 싫든 죽을 때까지 따라 다니게 된다.
내가 아무리 캐나다 시민권을 얻고, 영어를 잘하고, 캐나다 문화에 젖는 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좋든 싫든.. 밉든 곱든.. 언제까지나 걱정이 되고, 생각이 나는 점에서도 ‘조국’과 ‘가족’은 닮아있다.
그런 면에서 ‘배우자’는 ‘이민정착지’리고 봐야하겠다.
내가 좋아서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평생 사랑하고 충성하겠다고 맹세한 것도 그렇다. 그리고 ‘가족’과는 달리.. 어느 순간 정이 떨어지면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그렇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고, 10년, 20년이 지나서 자식들을 출가 시킨 후에도, 서로 성격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부부들이 많은 것을 보면.. 배우자는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는 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어쩌면.. 선택권을 끝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라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