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년 코난 / 보노보노

지난해 아내가 한국에 갔을 때 부탁했던 DVD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명작의 힘은 퇴색하지 않는다.

미래소년 코난의 경우 첫 방영년도가 78년이니까 30년이 넘은 작품. 이걸 보면 작품의 진보성이라는 것이 결코 제작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특히 선명한 주제와 감칠나는 애니메이션 연기력(!)은 시대를 초월해서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참혹한 유년기를 보냈고,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공동체 의식이 말살되는 현장을 목격하는 젊은 시절을 보낸 작가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뚜렷하게 알 수가 있어서 좋았다.  
미래소년 코난 첫회, 라나를 무력으로 납치하러온 몬스키 일행에게 코난의 할아버지는 “너희들은 도대체 그런 재앙을 겪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것이냐!”라고 따지자, 몬스키는 “무슨 소리야! 전쟁을 일으켰던 것은 당시 어른이었던 당신들 세대잖아!”라고 일갈한다. 
보노보노 첫회, 너부리와 포로리처럼 집을 갖고 싶어서 이곳 저곳을 찾아 해메던 (자기 집을 장만하려고 노력을 하던) 보노보노에게, 야옹이 형은 우리가 먹고, 잠 자고, 즐기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바로 그 곳이 우리 집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왜 한국의 어른들은 반성을 하지 않는 것인지 ,왜 한국에는 (자신의 과오를 되새기고, 젊은 시절 희망을 후세대에게 전달하려는) 어른들은 없고, 나이 먹고 꿈을 잃은 아이들만 남았는지 아쉬워 진다. 길거리로 뛰쳐나가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던 그런 경험은, 월드컵 응원이나 자신들 밥상 보호 시위로만 이어지게 되고, 진정 뭘 버리고 뭘 지켜내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실” 이라는 명분 아래 잊어버린지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고래가 그랬어>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암튼, 이런 작품들을 대폭 할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작사와 유통사에게 감사. 그리고 보노보노에서 원작을 뛰어넘는 멋진 한국어 더빙을 해준 성우들에게도 감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