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유난히 춥던 어느 날이었다. 재법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니 10월 아니면 11월 이었을 것 같다. 여느 때와 같이 공식행사 전반부에는 음악극이 있었다. 커다란 깃발과 출연진들의 군무가 신입생에게 인상적이었는데, 그러던 중 한 여성이 홀로 무대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시작했다.

순간,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정지하는 것 같았다.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사람들의 입김마저 정지하는 것 같았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아마도 음악을 듣고 전율을 느꼈던 최초의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그 여성이 윤선애씨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억 속에서는 가수의 모습은 그림자로 흐려져 있고, 그 뒤 배경에 죽어간 사람들의 모습이 슬라이드로 흘렀던 것 밖에 없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 무대에 서서 이 노래를 부른 다는 걸 상상만 해도 울컥해진다. 그리고 안타깝게 생명을 던진 사람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 노래가 떠오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비슷한 공간에서 받았던 비슷한 감동. 

앞을 보고 당당히 가야겠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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